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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독일 교환학생 2012. 9. 25. 04:39비어있는 하루
내 글은 점점 지쳐 이제는 머릿속에서 맴돌지도 않는 지경에 이르렀고, 그로 인해 뇌는 그저 관성에 따라 지시하고 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여기 서있는지 잊은지 꽤 된 것 같고, 나는 오늘 뭐해먹지, 내일 뭐해먹지, 오늘은 얼마를 썼으며 내일은 또 얼마를 쓰게 될까, (심지어 유통기간도 확인하지 않으면서), 한국은 몇시고 나는 언제쯤 컴퓨터를 켜고 있어야 하는가... 이런 생각 아닌 '판단'들로 겨우 하루를 영위하고 있다.
여긴 새롭지만 마냥 낯설지 않은 환경이고, 모든 것이 서프라이징한 유럽의 생활은 이미 익숙함이라는 관성으로 대체되었고, 나는 전혀 글을 쓰지 않고 있다.
다음 주면 개강, 어떻게 남은 5개월을 보내야 하나. 조급해하지는 않는데 뭔가 목적의식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한글로 된 책을 읽고 싶다. 생각도 좀 하고 싶다. You can, I have to로 시작하는 매크로 언어를 내일도 쓰고 싶지 않다.
집 밖으로 나오기 전엔 정말 하나도 몰랐었다. 한국에 있을 땐 내가 어디에 가도 뒤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나와보니 생각했던 모든 것과 완전히 다르다. 이제 나는 외국에서 살아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겪는 것은 아예 다른 차원의 것이다. 정신을 좀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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