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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음악 2012. 11. 26. 06:51

도쿄 필하모닉 - 대항해시대 2 OST 오케스트라 메들리

맥북을 쓰게 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항해시대를 플레이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항해시대 5편이 출시된다면 패럴이니 붓캠이니 당장에 깔아서 플레이 하겠지만요. 어쨌든 내 유년기를 함께 했던 소중한 '작품'입니다. 무슨 오덕스러운 말이냐 싶으시겠지만, 저는 그러합니다. 저는 삼국지와 대항해시대, 그리고 점심시간 마다의 축구를 생각할 때면 금방 그 유년시절의 그 장면과 공기가 떠오릅니다. 어제의 일이 아닌 아주 오래된 것에 대한 진한 노스탤지어랄까요.

구체적으로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당시 중학생이었던 육촌 형네 집에 놀러가서 대항해시대2 플레이를 보곤 했습니다. 매우 어린시절이지만 분명히 기억이 납니다. 저의 육촌 형은 당시에 PC통신과 CD게임에 정통했었는데, 덕분에 워크래프트니 삼국지3이니 하는 게임들을 접할 수가 있었죠. 떠올려보면 무려 그게 6살 때 였으니, 저도 놀랍습니다. (어릴 땐 참 똘똘하단 소릴 많이 들었죠...) 그 때 형성된 어떤 무의식이 그 직후의 저를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7살 때부터 4년 동안 컴퓨터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으니까요. 고등학생이 되기 직전까지도 저는 문과생이 될 줄 몰랐습니다.

어린 시절 이후로 꾸준히 대항해시대를 플레이했었죠. 특히 4편이 제일 좋았습니다. 사실 그 전의 편들은 수많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왠지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4편을 플레이할 때도 2편의 OST를 틀어놓았습니다. 제 생각엔 이 노스탤지어의 가장 큰 부분은 음악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음악이 이 게임의 내용이 아닌, 게임을 하던 당시의 풍경으로 저를 보내주는 셈이죠. 

요코 칸노라는 음악가는 대항해시대 말고도 카우보이 비밥이나 건담같은 일본 만화의 OST를 많이 담당했었는데요. 저는 대항해시대의 OST를 제외하고는 모두 별로였어요. 그래서 그녀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기는 우습고, 대항해시대 OST를 좋아한다고 말을 합니다. 뮌헨에 오기 직전까지도 제 mp3 플레이어에는 이 음악들이 가득했는데, 토플 공부를 한답시고 다 지워버렸다가, 오늘 또 다시 생각이 나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아무쪼록 5편이 꼭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도쿄 필하모닉이 연주한 대항해시대 2편 OST입니다.


* 유럽에 와서 대항해시대가 참 영향을 많이 주었구나 라는 생각을 더욱 하게 됩니다. 제 첫 유럽 여행지는 북해의 요충지였던 코펜하겐이었고, 그 다음은 포르투와 리스본이었죠. 또 그 다음은 세비야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곧 함부르크, 런던, 암스테르담, 브뤼헤, 앤트워프와 같은 추억의 도시들을 가게 됩니다. 이렇게 항구도시를 좋아하는 것은 비단 제 고향 부산이 항구도시이기 때문만은 아니겠죠.


** 제가 가장 많이 플레이했던 캐릭터는 릴 알고트 였습니다. 북해에서 시작하는 캐릭터가 좋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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