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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음악 2012. 12. 7. 09:59벤(Ben) - 키도 작고, 예쁘지 않지만...
여중생이 인터넷 아이디로나 써볼 법한 베베미뇽이라는 그룹을 알게 된 것은 약 2년 전인 듯 하다. 나는 신용재나 윤민수 같은 보컬들의 노래들은 금방 질려버리는 패스트푸드라고 생각을 해왔다. 베베미뇽은 윤민수가 대표로 있는 소속사에 속해있고, 심지어 내세우는 타이틀이라는 것도 '발라드 아이돌'이나 '여자 포맨'따위에 지나지 않았다. 활동이라고는 멤버 가운데 한명인 '해금'이 예능프로그램에서 몇 번 존재감을 드러낸게 전부인 이 그룹의 음악을 몇 년간 계속 MP3플레이어에서 빼지 못했던 것은 바로 보컬인 벤(Ben)의 목소리 때문이다.
베베미뇽의 타이틀을 달고 나온 '키도 작고, 예쁘지 않지만...'은 완전한 벤의 솔로곡이며, 다른 멤버들은 심지어 코러스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키가 150cm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이 91년생 보컬은 어딘가 앳된 목소리를 갖고 있지만, 파워풀한 가창력을 보여준다.
비록 지나치게 소녀틱한 가사 때문에 누군가에게 추천하기에는 다소 민망한 노래지만, 드라마틱한 곡의 전개에 호소력 짙은 벤의 목소리가 잘 스며든 이 곡은 충분히 들을만한 가치가 있다. 뻔한 발라드의 전개 방식을 갖고 있지만 악기를 간단하게 써서 싸보이는 것을 막을 수 있었고, 이쯤되면 최고음에 다다랐구나 싶지만, 계속해서 올라가는 음이 노래의 흥미를 더해준다. (싱글 앨범에 자신있게 넣어둔 Instrumental 버전을 보면 곡 자체에 자신이 있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오빠'나 '맑은 눈' 따위의 민망한 가사는 정말로 그런 일을 겪어봤을 것 같은 이 키 작고 여린 소녀가 담담하고 힘차게 부름으로써 오히려 스토리를 갖게 되었다. 제목만 봐도 그렇고, 이 음반의 자켓사진을 보면 다분히 소녀층의 감성을 노린 것을 알 수가 있다. 게다가 음반 발매 당시에 보컬인 벤이 하고 있던 헤어스타일은 이를 확신시켜준다.
라이브 음악을 듣고 싶어 찾아다닌지 2년이 다 되어서야, 드디어 라이브를 발견했다. 워낙 높은 음을 계속 내야 하는 음악이라 한큐에 소화해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지만, 라이브를 들어보니 약간의 실수는 있지만 가창력은 진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역량을 비교하려는 것은 아니고, 단지 작은 체구에 힘찬 목소리가 이선희를 떠올리게 한다.)
베베미뇽(벤) - 키도 작고, 예쁘지 않지만...
이렇게 좋은 날 무얼 하나요
내 생각 가끔은 하나요
곁에만 있어도 좋았던 사람
다시 그 품에 안겨 봤으면
나는 키도 작고 예쁘지 않지만
오빠 사랑은 날 가장 예쁘고 빛나게 해 줬어
오빠의 맑은 눈을 따스한 손을
난 기억해요 돌아갈 순 없겠죠
가슴에 사랑해요 사랑한다고 말해보지만
오늘도 돌아서요 바보처럼
어쩔 수 어쩔 수 없는 거라면
그래요 이건 어때요
차라리 사랑한 적 없었던 것처럼
그냥 아는 오빠 동생 사이는
나는 키도 작고 예쁘지 않지만
오빠 사랑은 날 가장 예쁘고 빛나게 했어
오빠의 맑은 눈을 따스한 손을
난 기억해요 돌아갈 순 없겠죠
가슴에 사랑해요 사랑한다고 말해보지만
오늘도 돌아서요 바보처럼
하루도 나 없이는 안될 것 같아 그랬잖아요
모두 나 때문에 참는다고
나 때문에 사는 거라고
눈 뜰 때도 잠이 들 때도
오직 나만 사랑한다고요
* 지금 기사를 보니 베베미뇽이 사실상 해체 수순이라고 한다. 어차피 벤을 솔로로 데뷔시키기에는 다소 약하다 싶어서 꾸린 팀이었을테니, 오히려 홀로서기가 더욱 괜찮은 선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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