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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음악 2012. 11. 6. 08:31가을방학 - 근황
가을방학의 신곡 <근황>을 11월 가을에 비엔나의 호스텔에서 접했다.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을 듣고 싶어 유투브를 켰다가 목소리를 듣고 싶어 가을방학 김재훈으로 검색했더니 못보던 음악이 딱!
'가을방학'은 박정현, 브라운아이드소울, 페퍼톤스와 함께 (혹은 보다 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다.
이들의 전곡이 나에게는 다 의미가 있고, 또 그만의 추억이 있다.
잡은 손을 놓고 잠시 흔들고
의미 없는 인사말 몇 번으로
이별은 이뤄지고
돌아오는 길을 홀로 걸으며
혼자가 된 자신에 감탄하며
조금은 웃었다고
만남이라는 사치를 누리다
헤어짐이라는 오만을 부린 우리
한 사람이 떠나갈 땐 참 많은게 떠나
다들 잘 지내나요 난 별 일 없는데
다들 행복한가요 난 웃고 있는데
세상 속 우리 모습이 이토록 슬픈 건
내 못난 마음이 잔뜩 흐려져서겠지
만남이라는 사치를 누리다
헤어짐이라는 오만을 부린 우리
한 사람이 떠나갈 땐 참 많은게 떠나
그댄 잘 지내나요 난 별 일 없는데
정말 행복한가요 난 울고 있는데
멀어진 그대 모습이 이토록 슬픈 건
한때는 그 누구보다 가까웠던 사람이기에
처음 들었을 때는 기존 그들의 음악들과 조금 다른 듯한 인상을 받았다. 멜로디가 생각보다 빠르고 어딘가 익숙한 코드 진행이랄까? 여러번 듣다보니 그런 느낌은 싹 가셨는데, 처음에는 확실히 기존의 가을방학과는 다르고 다소 통속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 곡에서도 계피의 목소리는 이번에도 역시 그녀가 갖고 있는 감성의 공감각적인 면모를 잘 표현한다. 목소리로 풍경을 그릴 수 있는 소리꾼은 드물지만, 계피는 그런 소리꾼이다. 나는 브로콜리너마저가 아닌 가을방학에서의 계피가 더욱 좋다.
<가을 겨울 봄 여름> 이라는 곡도 이번에 싱글로 나온 것 같은데 아직 별 감흥은 없다. 조만간 또 푹 빠지게 되겠지만... 그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만 찾아 듣는 나는 이번 신곡이 참 반갑다. 노래를 클릭하고 처음 피아노 반주가 들려오면 곧바로 풍경에 빠져들게 되고, 다른 일을 동시에 진행하기 힘들어진다. 세 달 만에 휴대폰 음악 목록을 바꿔볼까 싶다. 겨울 뮌헨과 잘 어울리는 노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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