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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독일 교환학생 2012. 2. 9. 01:44교환학생 지원 2 - 토플
약 50일의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 나는 계획적으로 움직여야 했는데, 아무래도 리딩, 리스닝, 스피킹, 라이팅의 4과목에 총체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힘들어 보였다. 심지어 내가 본 사람들 중에 가장 단기속성이었던 한 후배가 58일 동안 주위와의 연락을 끊고 토플 준비를 했다는 사실은 이제 막 연애 초기였던 나에게 두 배의 부담감을 주었다. 하지만 어차피 해야 했기에 우걱우걱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우선 토플 책을 구입했다.
- 해커스 VOCABULARY '초록이'
- 해커스 인터미디엇 리딩
- 해커스 인터미디엇 리스닝
리스닝 책을 사고 보니 mp3파일이 없었는데, 책을 만오천원이 넘게 팔면서 mp3파일을 별매한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졌던 기억이 난다. 결국 지인이 갖고 있던 파일을 받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이런 상술은 참으로 황당하다. 아무튼 책의 질은 참 좋았다. 특히 초록이라고 불리는 보카책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VOCA는 사실상 리딩 과목의 전부라고 과언이 아니다.
단기속성으로 다행히 성과를 이룬 나의 공부방법은 이랬다. 리딩의 경우 매일 3지문을 풀었다. 이 과목은 기본적인 독해 능력이 비슷하다고 가정한다면, 단어가 80% 그리고 익숙함이 가져다 주는 빠른 가독성을 느끼는 것이 20%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먼저 전제한 뒤에, 지문에 어떠한 표시도 하지 않고 제한 시간 내에 빠르게 읽어나가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꾸준히 단어를 공부했다. 약 42문제의 리딩 시험 중에 단어 문제가 무려 13개나 나오기 때문에, 단어만 먹고 들어가도 나머지는 운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 였다. 결국 60일분 가운데 34일 정도 밖에 외우지 못했지만, 이 정도로도 단어 문제는 틀리지 않게 되었다. 리딩은 사실 마무리 공부가 크게 효과를 본 경우인데, 이는 나중에 따로 언급하겠다. 어쨌든 27점을 받았으니 나는 토종 한국인임을 증명해냈다.
리스닝의 경우 많이 듣는 것 외에는 정말로 방법이 없다. 산술적으로는 책을 두 권 정도 볼 수 있었지만, 나의 나태함 때문에 결국 인터미디엇 한 권 밖에 보질 못했는데, 나는 매일 컨버세이션 하나와 렉쳐 두 개를 들었다.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이렇게 두 세트를 들었다. 리스닝은 복습이 더욱 중요한 과목인데, 나의 경우는 사실 딕테이션이니 쉐도잉이니 하는 것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시험의 특성을 파악하려고 했는데, 컨버세이션의 경우 패턴이 존재하긴 하지만 나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지 못했기 때문에 패턴을 분석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었고, 느끼는 대로 가야 했다. 렉쳐는 결국 단어 싸움이었기 때문에 나는 하나 더 듣기 보다는 한 단어를 더 아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리스닝 시험은 문제를 하나하나씩 밖에 볼 수 없는데, 심지어 ETS에서 앞 문제가 뒷 문제의 힌트가 되지 않도록 머리를 써놔서 제대로 듣지 못하고 문맥으로 파악하는 나같은 토종 한국인들은 정말 된통 당하기 쉬운 과목이다. 어쨌거나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나왔지만, 내 실력보다는 다소 못나왔다는 느낌이 드는 19점이라는 점수를 받았다.
스피킹은 ... 15점이다. 시험 당시에 운이 굉장히 많이 따랐기 때문에 18점 정도는 기대했는데, 재채점 했으면 분명히 올라갔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나는 80점을 겨우 넘긴 점수 였기 때문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재채점은 포기했다. 스피킹에는 거의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고, 학원 교재에 있는 내용들을 발췌해놓고 거기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템플릿을 구해 All in one 형식으로 정리하여 마지막 일주일 동안 보았다. 나의 경우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안이라 말문을 트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최대한 시험치는 상황을 상상하며 이미지 트레이닝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시험 당시에 2번으로 응시했던 내 컴퓨터가 고장이 나서 한 시간 가량 기다리는 일이 발생했는데, 운좋게도 내 옆에 앉아있던 한 여자아이가 정말로 유창한 실력으로 솰라솰라 얘기하는 바람에 문제를 미리 다 알고 시험을 칠 수 있었다. 그 친구 덕에 결국 독립형 두 문제는 제대로 풀었다고 할 정도였으니 스피킹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라이팅은 왠지 가장 자신이 있는 과목이었는데, 이 역시 인터넷과 학원 교재를 발췌해서 하나의 정리본을 들고 다니며 주제에 맞게 글을 몇 편 써보는 식으로 공부를 했다. 모델에세이를 외우거나 문장 단위로 먼저 연습하거나 하는 수많은 방법들이 있는데, 나는 그냥 템플릿을 정하고 하는 편이 결국 가장 수월했다. 스피킹도 마찬가지지만 라이팅에도 참 투자를 하지 않았다. 서면 파고다 수업 가운데 가장 좋았던 건 라이팅 과목의 Chris의 강의였는데, 참으로 유용하다 생각했던 그것조차 막상 시험에서는 시간이 모자랄까 두려워 템플릿에 자리를 내어주었으니, 어쨌거나 학원의 효력은 거의 없는 셈이다. 라이팅도 23점 정도 받을 거라 생각했으나 21점을 받았다.
마무리 공부에 대해 추가적으로 얘기를 하고 싶은데, 시험 치기 일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80점을 넘길 수 있을지 끊임없이 의문이 들었던 내 실력은 마지막 벼락치기때 반짝했던 것 같다. 마무리 공부라고 하니 꽤 거창한데, 무엇이었냐면 바로 초록 보카책에 나오는 헷갈리는 단어 + 여태껏 리딩 공부하며 모른다고 단어장에 적어둔 단어들을 총망라해서 공책 3장 분량으로 만들어 마지막 이틀을 꼬박 그것에만 투자한 방법이었다. 일종의 엑기스를 뽑은 셈인데, 어쨌거나 이 방법은 심리적으로도 주효했던 것 같다. 결국 토플 공부마저 벼락치기로 한 꼴이 되어버렸지만.
리딩이 생각보다 많이 잘나왔고, 나머지 과목들이 생각한 것에 비해 다소 모자란 점수를 받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순수 공부한 날로 40일이 채 안되던 시간 동안에, 80점을 넘겼기 때문에 점수를 확인하는 날 기분이 째졌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언제나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는, 대개 두세번씩 시험을 치는 20만원 짜리 토플 시험마저 대담하게도 한 큐에 뽑으려 했으니 간이 큰 건지, 통이 작은 건지 남에게 말하기는 조금 우습긴 하다.
우선 토플 책을 구입했다.
- 해커스 VOCABULARY '초록이'
- 해커스 인터미디엇 리딩
- 해커스 인터미디엇 리스닝
리스닝 책을 사고 보니 mp3파일이 없었는데, 책을 만오천원이 넘게 팔면서 mp3파일을 별매한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졌던 기억이 난다. 결국 지인이 갖고 있던 파일을 받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이런 상술은 참으로 황당하다. 아무튼 책의 질은 참 좋았다. 특히 초록이라고 불리는 보카책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VOCA는 사실상 리딩 과목의 전부라고 과언이 아니다.
단기속성으로 다행히 성과를 이룬 나의 공부방법은 이랬다. 리딩의 경우 매일 3지문을 풀었다. 이 과목은 기본적인 독해 능력이 비슷하다고 가정한다면, 단어가 80% 그리고 익숙함이 가져다 주는 빠른 가독성을 느끼는 것이 20%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먼저 전제한 뒤에, 지문에 어떠한 표시도 하지 않고 제한 시간 내에 빠르게 읽어나가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꾸준히 단어를 공부했다. 약 42문제의 리딩 시험 중에 단어 문제가 무려 13개나 나오기 때문에, 단어만 먹고 들어가도 나머지는 운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 였다. 결국 60일분 가운데 34일 정도 밖에 외우지 못했지만, 이 정도로도 단어 문제는 틀리지 않게 되었다. 리딩은 사실 마무리 공부가 크게 효과를 본 경우인데, 이는 나중에 따로 언급하겠다. 어쨌든 27점을 받았으니 나는 토종 한국인임을 증명해냈다.
리스닝의 경우 많이 듣는 것 외에는 정말로 방법이 없다. 산술적으로는 책을 두 권 정도 볼 수 있었지만, 나의 나태함 때문에 결국 인터미디엇 한 권 밖에 보질 못했는데, 나는 매일 컨버세이션 하나와 렉쳐 두 개를 들었다.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이렇게 두 세트를 들었다. 리스닝은 복습이 더욱 중요한 과목인데, 나의 경우는 사실 딕테이션이니 쉐도잉이니 하는 것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시험의 특성을 파악하려고 했는데, 컨버세이션의 경우 패턴이 존재하긴 하지만 나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지 못했기 때문에 패턴을 분석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었고, 느끼는 대로 가야 했다. 렉쳐는 결국 단어 싸움이었기 때문에 나는 하나 더 듣기 보다는 한 단어를 더 아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리스닝 시험은 문제를 하나하나씩 밖에 볼 수 없는데, 심지어 ETS에서 앞 문제가 뒷 문제의 힌트가 되지 않도록 머리를 써놔서 제대로 듣지 못하고 문맥으로 파악하는 나같은 토종 한국인들은 정말 된통 당하기 쉬운 과목이다. 어쨌거나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나왔지만, 내 실력보다는 다소 못나왔다는 느낌이 드는 19점이라는 점수를 받았다.
스피킹은 ... 15점이다. 시험 당시에 운이 굉장히 많이 따랐기 때문에 18점 정도는 기대했는데, 재채점 했으면 분명히 올라갔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나는 80점을 겨우 넘긴 점수 였기 때문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재채점은 포기했다. 스피킹에는 거의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고, 학원 교재에 있는 내용들을 발췌해놓고 거기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템플릿을 구해 All in one 형식으로 정리하여 마지막 일주일 동안 보았다. 나의 경우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안이라 말문을 트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최대한 시험치는 상황을 상상하며 이미지 트레이닝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시험 당시에 2번으로 응시했던 내 컴퓨터가 고장이 나서 한 시간 가량 기다리는 일이 발생했는데, 운좋게도 내 옆에 앉아있던 한 여자아이가 정말로 유창한 실력으로 솰라솰라 얘기하는 바람에 문제를 미리 다 알고 시험을 칠 수 있었다. 그 친구 덕에 결국 독립형 두 문제는 제대로 풀었다고 할 정도였으니 스피킹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라이팅은 왠지 가장 자신이 있는 과목이었는데, 이 역시 인터넷과 학원 교재를 발췌해서 하나의 정리본을 들고 다니며 주제에 맞게 글을 몇 편 써보는 식으로 공부를 했다. 모델에세이를 외우거나 문장 단위로 먼저 연습하거나 하는 수많은 방법들이 있는데, 나는 그냥 템플릿을 정하고 하는 편이 결국 가장 수월했다. 스피킹도 마찬가지지만 라이팅에도 참 투자를 하지 않았다. 서면 파고다 수업 가운데 가장 좋았던 건 라이팅 과목의 Chris의 강의였는데, 참으로 유용하다 생각했던 그것조차 막상 시험에서는 시간이 모자랄까 두려워 템플릿에 자리를 내어주었으니, 어쨌거나 학원의 효력은 거의 없는 셈이다. 라이팅도 23점 정도 받을 거라 생각했으나 21점을 받았다.
마무리 공부에 대해 추가적으로 얘기를 하고 싶은데, 시험 치기 일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80점을 넘길 수 있을지 끊임없이 의문이 들었던 내 실력은 마지막 벼락치기때 반짝했던 것 같다. 마무리 공부라고 하니 꽤 거창한데, 무엇이었냐면 바로 초록 보카책에 나오는 헷갈리는 단어 + 여태껏 리딩 공부하며 모른다고 단어장에 적어둔 단어들을 총망라해서 공책 3장 분량으로 만들어 마지막 이틀을 꼬박 그것에만 투자한 방법이었다. 일종의 엑기스를 뽑은 셈인데, 어쨌거나 이 방법은 심리적으로도 주효했던 것 같다. 결국 토플 공부마저 벼락치기로 한 꼴이 되어버렸지만.
리딩이 생각보다 많이 잘나왔고, 나머지 과목들이 생각한 것에 비해 다소 모자란 점수를 받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순수 공부한 날로 40일이 채 안되던 시간 동안에, 80점을 넘겼기 때문에 점수를 확인하는 날 기분이 째졌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언제나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는, 대개 두세번씩 시험을 치는 20만원 짜리 토플 시험마저 대담하게도 한 큐에 뽑으려 했으니 간이 큰 건지, 통이 작은 건지 남에게 말하기는 조금 우습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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