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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nasalmon

Inspired by Fernando Pess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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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음악 2012. 11. 6. 08:52

Elgar - Pomp and circumstance(위풍당당행진곡)

내친 김에 좋아하는 음악을 몇 개 더 풀어볼까 한다.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이다. 아마 TV프로그램 '도전 골든벨'을 본 사람이라면 매우 익숙한 음악일거다. 이 음악을 처음 좋아하게 된 것은 아마 고등학교 2학년때 였던 것 같다. 스티브 바라캇이나 막심 므라비차, 야니, 엔야 같은 뉴에이지 혹은 크로스오버 계열의 음악과 뮤지컬 음악에 빠져있던 때였는데, 특히 내가 가장 좋아했던 앨범은 디즈니 OST 앨범 가운데 하나인 'Disney forever'였다. Pomp and circumstance는 바로 이 음반의 마지막곡으로 Fantasia2000이라는 음악 애니메이션의 수록곡이었다. 

이 음악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점층적으로 고조되다가 한번에 팡 터뜨리는 부분이다. 음악을 공부하지 못해서 정확히 어떤 명칭으로 설명하는 지는 모르겠으나, 한번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다.(영상에서는 4분 36초부터) 수년간 수백번은 반복해서 들은 노래이지만 언제나 그 부분에 이르러 소름이 쫙 돋으면서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음에 여전히 나는 이 곡을 듣는다.

직접 연주를 보는 것에는 비할 바 아니겠지만, 눈을 감고 헤드셋을 귀에 꽂은 후에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귀와 심장에 집중해서 음악을 들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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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음악 2012. 11. 6. 08:31

가을방학 - 근황

가을방학의 신곡 <근황>을 11월 가을에 비엔나의 호스텔에서 접했다.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을 듣고 싶어 유투브를 켰다가 목소리를 듣고 싶어 가을방학 김재훈으로 검색했더니 못보던 음악이 딱! 

'가을방학'은 박정현, 브라운아이드소울, 페퍼톤스와 함께 (혹은 보다 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다. 

이들의 전곡이 나에게는 다 의미가 있고, 또 그만의 추억이 있다.



잡은 손을 놓고 잠시 흔들고 
의미 없는 인사말 몇 번으로
이별은 이뤄지고

돌아오는 길을 홀로 걸으며
혼자가 된 자신에 감탄하며
조금은 웃었다고

만남이라는 사치를 누리다 
헤어짐이라는 오만을 부린 우리
한 사람이 떠나갈 땐 참 많은게 떠나 

다들 잘 지내나요 난 별 일 없는데
다들 행복한가요 난 웃고 있는데
세상 속 우리 모습이 이토록 슬픈 건
내 못난 마음이 잔뜩 흐려져서겠지

만남이라는 사치를 누리다 
헤어짐이라는 오만을 부린 우리
한 사람이 떠나갈 땐 참 많은게 떠나 

그댄 잘 지내나요 난 별 일 없는데
정말 행복한가요 난 울고 있는데
멀어진 그대 모습이 이토록 슬픈 건 
한때는 그 누구보다 가까웠던 사람이기에


처음 들었을 때는 기존 그들의 음악들과 조금 다른 듯한 인상을 받았다. 멜로디가 생각보다 빠르고 어딘가 익숙한 코드 진행이랄까? 여러번 듣다보니 그런 느낌은 싹 가셨는데, 처음에는 확실히 기존의 가을방학과는 다르고 다소 통속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 곡에서도 계피의 목소리는 이번에도 역시 그녀가 갖고 있는 감성의 공감각적인 면모를 잘 표현한다. 목소리로 풍경을 그릴 수 있는 소리꾼은 드물지만, 계피는 그런 소리꾼이다. 나는 브로콜리너마저가 아닌 가을방학에서의 계피가 더욱 좋다. 

<가을 겨울 봄 여름> 이라는 곡도 이번에 싱글로 나온 것 같은데 아직 별 감흥은 없다. 조만간 또 푹 빠지게 되겠지만... 그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만 찾아 듣는 나는 이번 신곡이 참 반갑다. 노래를 클릭하고 처음 피아노 반주가 들려오면 곧바로 풍경에 빠져들게 되고, 다른 일을 동시에 진행하기 힘들어진다. 세 달 만에 휴대폰 음악 목록을 바꿔볼까 싶다. 겨울 뮌헨과 잘 어울리는 노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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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음악 2012. 8. 3. 15:58

가을방학 - 한낮의 천문학


낯선 도시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
해 떨어지는 시간을 적기
그림자가 섞이는 그때 비로소 난 도착할 수 있는 것

낯선 그대가 내게 퍼붓는 질문들
겸손한 학생의 눈빛으로
천문학자가 밤을 기다리듯 조금만 시간을 가져요

어제 일과 작년의 다짐과
어린 시절의 반짝거림들
이 모든 것들을 어찌 다 전하나요
한낮 창가의 문답 몇 개로

숱한 밤을 함께 보내며
켜켜이 쌓인 은하수만큼 많은 얘길 나눠도
동이 트고 태양이 뜨면 연인들의 별은 빛을 잃던 걸요

잔인한 한 낮 더위에도
제자리에 붙잡힌 별들이 때론 안쓰럽죠

숱한 밤을 함께 보내며
켜켜이 쌓인 은하수만큼 많은 얘길 나눠요
동이 트고 태양이 뜨면
겸손한 학생이 되어 기다려요 우리




내 인생의 첫번째 꿈은 천문학자였다.

<별과 우주>를 사보며 88개의 별자리를 다 외웠던 15년 전의 내가 떠오른다.

삶에서 가장 미스테리한 것이 '시간'이라며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나날들도.

과학 서적을 뒤적이지 않아도 해답을 알 수 있을 때가 올텐데

아직은 오지 않았다.


더운 여름 날에 기계음이 잔뜩 들어간 클럽 노래를 찾던 내 마음이,

출시된 지 한 달이 넘어서야 듣는 가을방학의 신보로 다시 잠잠해진다.

그렇다고 감성에 잠긴 것은 아니다.

매우 담담하다.


삐라시카바 시립 극장에서 들은 교향악단의 마지막 곡 제목이 궁금하다.

브라질의 전통 음악이라며 라이언 킹 주제가가 도입부에 들어 있던 곡이다.

그 날 내 옆에 있는 모두가 자고 있었지만 난 왠지 잘 수가 없었다.

그 음악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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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음악 2012. 2. 10. 00:46

신치림 - 퇴근길





015B의 '텅 빈 거리에서' 이후로 윤종신이 좋아졌다. 참 좋은 가사를 쓰는 뮤지션이다. 담담한 그의 음악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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