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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영화 2012. 11. 10. 03:57인사이드 잡 (Inside Job, 2010)
진작부터 보려고 벼르다가, 마침 오늘 땡겨서 보게 된 인사이드 잡. 영화 폴더에 넣어야 할 지, 다큐멘터리 폴더에 넣어야 할 지 고민하다가 그냥 영화 폴더에 넣기로 했다. 전형적인 아메리칸 스타일의 다큐멘터리였다. 예전에 다큐멘터리사 수업시간에 '마이클 무어 뒤집어보기'라는 영화를 본 이후로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다큐멘터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었지만, 영화 자체는 꽤 잘 만들어졌다. 몇 장면 캡쳐 + 매우매우매우 간단한 설명.
친절하게도 본격적인 씬이 들어가기 전에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설명을 해준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한 세계 금융위기를 다루는 매체는 아주 많지만, 아마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이슬란드의 선진 경제가 무너진 것으로부터 영화는 시작된다. 사실 아이슬란드가 경제 강국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한번 공부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슬란드 경제 붕괴와 미국 경제 위기 '주범'들의 행태를 연관시킨 것이 설득력이 있었다.
결국 모든 것의 시작은 저 대단한 '가진 자' 들이 더 많이 가지고자 하는 것에서 부터 비롯된 것. 경영학 전공자로서 거의 대부분의 높으신 분들이 더 많이 갖고자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매우 불편했다. 학력과 부의 대물림의 상관관계를 느낄 수 있었던 부분. 사실 어느 정도는 공감이 가는게, 세상에 그 분야에 빠삭한 사람이 널려있지는 않다는 점이 인사권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고려해볼만한 요소였을 것이다. 과거의 실패가 있었지만, 그 실패를 해본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믿음이랄까? 그런 것들이 이들이 여전히 높은 자리에 있는데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지나치게 순진한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메리칸 스타일 아니랄까봐 마지막 씬을 자유의 여신상으로 가져갔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장황하지 않고 간결한 다큐멘터리였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고, 그 메시지의 내용을 잘 전달했다. 한번 쯤 봐도 좋을 영화. 다만 누군가에게는 지나치게 일방적인 관점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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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음악 2012. 11. 6. 08:52Elgar - Pomp and circumstance(위풍당당행진곡)
내친 김에 좋아하는 음악을 몇 개 더 풀어볼까 한다.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이다. 아마 TV프로그램 '도전 골든벨'을 본 사람이라면 매우 익숙한 음악일거다. 이 음악을 처음 좋아하게 된 것은 아마 고등학교 2학년때 였던 것 같다. 스티브 바라캇이나 막심 므라비차, 야니, 엔야 같은 뉴에이지 혹은 크로스오버 계열의 음악과 뮤지컬 음악에 빠져있던 때였는데, 특히 내가 가장 좋아했던 앨범은 디즈니 OST 앨범 가운데 하나인 'Disney forever'였다. Pomp and circumstance는 바로 이 음반의 마지막곡으로 Fantasia2000이라는 음악 애니메이션의 수록곡이었다.
이 음악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점층적으로 고조되다가 한번에 팡 터뜨리는 부분이다. 음악을 공부하지 못해서 정확히 어떤 명칭으로 설명하는 지는 모르겠으나, 한번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다.(영상에서는 4분 36초부터) 수년간 수백번은 반복해서 들은 노래이지만 언제나 그 부분에 이르러 소름이 쫙 돋으면서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음에 여전히 나는 이 곡을 듣는다.
직접 연주를 보는 것에는 비할 바 아니겠지만, 눈을 감고 헤드셋을 귀에 꽂은 후에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귀와 심장에 집중해서 음악을 들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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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음악 2012. 11. 6. 08:31가을방학 - 근황
가을방학의 신곡 <근황>을 11월 가을에 비엔나의 호스텔에서 접했다.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을 듣고 싶어 유투브를 켰다가 목소리를 듣고 싶어 가을방학 김재훈으로 검색했더니 못보던 음악이 딱!
'가을방학'은 박정현, 브라운아이드소울, 페퍼톤스와 함께 (혹은 보다 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다.
이들의 전곡이 나에게는 다 의미가 있고, 또 그만의 추억이 있다.
잡은 손을 놓고 잠시 흔들고
의미 없는 인사말 몇 번으로
이별은 이뤄지고
돌아오는 길을 홀로 걸으며
혼자가 된 자신에 감탄하며
조금은 웃었다고
만남이라는 사치를 누리다
헤어짐이라는 오만을 부린 우리
한 사람이 떠나갈 땐 참 많은게 떠나
다들 잘 지내나요 난 별 일 없는데
다들 행복한가요 난 웃고 있는데
세상 속 우리 모습이 이토록 슬픈 건
내 못난 마음이 잔뜩 흐려져서겠지
만남이라는 사치를 누리다
헤어짐이라는 오만을 부린 우리
한 사람이 떠나갈 땐 참 많은게 떠나
그댄 잘 지내나요 난 별 일 없는데
정말 행복한가요 난 울고 있는데
멀어진 그대 모습이 이토록 슬픈 건
한때는 그 누구보다 가까웠던 사람이기에
처음 들었을 때는 기존 그들의 음악들과 조금 다른 듯한 인상을 받았다. 멜로디가 생각보다 빠르고 어딘가 익숙한 코드 진행이랄까? 여러번 듣다보니 그런 느낌은 싹 가셨는데, 처음에는 확실히 기존의 가을방학과는 다르고 다소 통속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 곡에서도 계피의 목소리는 이번에도 역시 그녀가 갖고 있는 감성의 공감각적인 면모를 잘 표현한다. 목소리로 풍경을 그릴 수 있는 소리꾼은 드물지만, 계피는 그런 소리꾼이다. 나는 브로콜리너마저가 아닌 가을방학에서의 계피가 더욱 좋다.
<가을 겨울 봄 여름> 이라는 곡도 이번에 싱글로 나온 것 같은데 아직 별 감흥은 없다. 조만간 또 푹 빠지게 되겠지만... 그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만 찾아 듣는 나는 이번 신곡이 참 반갑다. 노래를 클릭하고 처음 피아노 반주가 들려오면 곧바로 풍경에 빠져들게 되고, 다른 일을 동시에 진행하기 힘들어진다. 세 달 만에 휴대폰 음악 목록을 바꿔볼까 싶다. 겨울 뮌헨과 잘 어울리는 노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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